경주엑스포, 작사가 정귀문 추모공연 준비
한국가요계 거장, 평생 경주서 작품 활동한 애향예술인
“존경받는 것보다 그저 사랑받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故 정귀문
대중예술계의 거장으로 비춰지는 화려함보다 음악으로 꾸준히 사랑받길 희망했던 작사가 정귀문 선생을 추모하는 공연이 경주엑스포공원에서 열린다.
문화엑스포(이사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 1일 암 투병 끝에 별세한 정귀문 작사가의 추모공연을 오는 23일 오후 4시 30분 엑스포공원 문화센터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추모공연은 경주지역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인 천년미래포럼(이사장 김은호)과 공동주최로 열리며 유가족과 문화예술계 인사, 고인의 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경주지역을 기반으로 35년째 활동하고 있는 가수 장하영씨와 경주출신 트로트가수 장보윤 부녀가 재능기부로 참가한다. 정귀문 선생이 노랫말을 쓴 배호의 ‘마지막 잎새’와 조미미 ‘바다가 육지라면’, 김연자 ‘먼 훗날’ 등 대표작들을 부르며 예술가의 마지막을 기린다.
또 팬들과 대중예술계 후배들에게 남긴 인사말 등을 담은 추모 영상도 함께 상영할 예정이다.
이번 추모공연은 정귀문 작사가의 생전 마지막 공식 활동인 ‘2019경주세계문화엑스포’로 맺은 인연이 계기가 됐다. 엑스포는 지난해 공연페스티벌 중 하나로 10월 19~20일 4회에 걸쳐 ‘동리 ․ 목월 ․ 정귀문 그리고 시와 노래’를 개최했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을 대표하는 각 분야 예술가들의 활동과 업적을 되새기기 위한 것으로 경주 출신의 시인 박목월과 김동리의 작품으로 만들어진 가곡과 대중가요 1천 여곡을 작사한 정귀문 선생의 노래를 한데모아 선보였다.
당시 정귀문 선생은 이 행사에 직접 참여해 후배가수들을 격려하고 “뜻깊은 자리를 만들어준 엑스포공원에 감사하고 너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었다. 추모공연에 참가하는 가수 장하영, 장보윤 부녀도 이 무대에 서서 관광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정귀문 선생의 장남 정인걸 씨는 “경주엑스포와 뜻있는 분들이 마음을 모아 아버지를 추모하는 자리를 마련해주니 고맙고 감사한 마음뿐이다”며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추모공연을 공동주최하게 된 김은호 천년미래포럼 이사장은 “정귀문 선생은 한국 대중가요사에 큰 획을 그은 경주가 낳은 거장이다”며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가의 마지막을 함께 추모하게 돼 영광이고 많은 시민들이 공연에 참가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희림 엑스포 사무총장은 “대중 음악계에 큰 족적을 남긴 정귀문 선생의 영면과 명복을 기원한다”며 “엑스포가 지역 문화예술인의 활동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942년 현곡면에서 태어난 정귀문 선생은 1967년 세광출판사의 신인 작품 공모에서 ‘만추’로 당선돼 작사가로 데뷔했다. 1,000곡이 넘는 대중음악에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노랫말로 심금을 울린 한국가요계의 거장이다. 특히 50년간 고향인 경주에서 작품 활동에 몰두한 지역을 대표하는 애향 예술인이다. 황양대 기자